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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들 학교 찾아 "부디 성형 말거라" 서럽게 운 어머니
기사입력 2020.06.06. 오전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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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올해 들어 가장 더웠던 지난 3일 오전 11시 30분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점심식사를 위해 교문을 드나드는 학생들 앞에서 어머니뻘인 60대 여성이 피켓을 들고 섰다. 이 여성은 2016년 사망한 고 권대희씨 모친 이나금씨(60·여)로, 한 달 여 동안 대학가와 국회, 법원, 검찰을 돌며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이씨도 4년 전까진 경희대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어엿한 학부모였다. 이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권씨가 이씨 몰래 신사역 인근 한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수술을 받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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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입수한 수술실CCTV와 경찰수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집도의는 뼈만 절개하고 나가버리고 누군지도 모르는 20대 신입의사가 수술을 이어받았다. 권씨가 흘린 피가 3000ml 용기에 가득 차 비워지도록, 바닥에 뚝뚝 떨어져 수차례 밀대로 닦여나가도록, 수혈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의사 없이 간호조무사가 권씨를 지혈한 시간만 35분여에 달했다. 권씨와 함께 이뤄진 수술은 모두 3건으로, 의료진은 이 방 저 방 오가느라 권씨의 출혈량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의료진이 상태가 좋지 않은 권씨를 두고 퇴원했다가 밤이 늦어서야 돌아오는 모습도 찍혔다.
“법대로 하시라”는 말에 아들이 죽어가는 참혹한 광경을 500여차례나 돌려보게 됐다는 어머니는 오늘도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억울함을 호소한다. 아들이 죽고도 ‘14년 무사고’광고를 버젓이 내걸었던 병원과, 이를 처벌하지 않은 검찰의 행태에 신뢰는 무너진 지 오래다. 담당 검사는 상해치사와 사기는 물론, 쟁점으로 꼽힌 무면허 의료행위 혐의도 기소하지 않았다
함께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한 경희대학교 3학년 김도협씨(23)와도 얼마 전까진 모르던 사이였다. 우연히 기사를 읽고 연락을 취해온 김씨에게 이씨는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잃어버린 아들이 다시 또 생각났는지 더욱 서럽게 우는 모습에 주변 사람들도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녀를 지켜보았다.
김씨는 1인 시위에 앞서 대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에브리타임과 페이스북에 도움을 청하는 글을 작성해뒀다고 말했다. 김씨는 “에브리타임에서 호소 글을 접했다며 먼저 다가와 주신 분들을 보고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탄원서에 서명을 받다 보면 외면을 당하는 게 속상하기도 한데, 그럼에도 거리로 나오는 이유는 단 한 명의 생각이라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탄원서 서명에 동참한 김현진씨(24) 역시 “평소엔 성형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고 권대희씨 사연을 통해 유령수술과 공장식수술을 접하고 경악했다”며 “사고 영상을 보면 다양한 환자가 한꺼번에 수술을 받았고 절차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는데, 이런 수술 영상을 수도 없이 돌려보셨다는 어머님 사연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14&aid=0004438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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